일기

감사함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감사

출근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에어팟 콩나물은 있는데 콩나물 상자가 보이질 않는다. 아이폰의 ‘나의 찾기‘를 해봐도 콩나물 상자는 확인이 되질 않는다. 아뿔싸! 어디서 잃어버린 걸까. 일단 택시 기사님에게 연락해 보았다.

기사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지금 막 내린 사람인데요. 혹시 뒷자리에 이어폰 케이스가 있을까요?

그러자 기사님이 잠시만요 하시더니 허허 웃으시며 대답하셨다.

네, 있네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기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아 다행이네요. 혹시 기사님 여유 있으실 때 잠시 들렀다 가실 수 있으실까요?

네 그럴게요.

어느새 시간이 흘러 저녁. 기사님께서는 그 사이 인천공항도 다녀오고 여기저기 많은 손님들을 싣고 나르셨다. 그리고 결국 다시 만난 에어팟 케이스. 감사한 마음에 사무실에서 챙겨온 주전부리를 기사님께 건네드렸다. 기사님은 미터기를 가리키며 꽤 멀리서 왔다고 말씀하셨다. 문득 아 저 정도의 비용을 사례금으로 드려야 하나 고민했다. 그 사이 기사님은 주전부리를 챙기시고 다시 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며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도 나였고, 그 탓에 기사님은 먼 길 돌아돌아 굳이 이곳까지 와 주신 거였다. 그러니까 사례를 드리는 게 맞겠다 싶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다른 사람들도 분실물을 찾아준 기사님에게 사례금을 드리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는 것 같았다. 아, 내가 먼저 드려야 했는데… 나 스스로 사례금을 생각해 내지 못하고 이제야 인터넷을 찾아보는 꼬라지가 참으로 별로라는 생각도 함께 스쳤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드렸다.

기사님, 아까는 제가 경황이 없기도 했고, 수중에 카드도 없어서 사례금을 못 드렸는데 혹시 문자로 계좌번호 남겨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그래도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해 주셨는데요.

아, 네 그러면 고맙고요. 문자로 넣어드릴게요.

곧 문자가 왔고, 해당 계좌로 미터기에 찍혀 있던 금액을 송금했다. “고많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가슴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리고 다짐했다. 앞으로는 감사한 마음이 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또 받은 만큼 베풀며 살기로.